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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룩한 언덕 박영률의 시집방
『기다리는 봄』 — 〈산〉 | 계절을 품고 삶을 가르치는 인생의 학교 본문
🍃 『기다리는 봄』 — 〈산〉 | 계절을 품고 삶을 가르치는 인생의 학교
안녕하세요. 시인 박영률입니다.
이 시를 쓰며 저는
산을 오르거나 내려오는 일이 아니라,
산과 어떻게 지내왔는가를 돌아보았습니다.
산은 말이 없지만
계절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 주고,
사람에게는 늘
배워야 할 태도를 먼저 내어줍니다.
〈산〉은 풍경의 기록이 아니라
삶을 익히는 방식에 대한 고백입니다.
이 작품은 기독교 시로서의 고백이며,
현실 인식의 일상 속에서
하나로 선 사상이 말하는
순환과 배움, 그리고 겸손의 질서를
산이라는 존재로 응시한 시입니다.
산은 언제나 먼저 거기 있었습니다.



📜 시 전문 | 〈산〉
봄, 여름, 가을, 겨울
산은 계절의 나침판
움이 트고 꽃이 피는가 하면
숲이 우거지고
계곡엔 시원하게 흐르는
물소리 들리는 계절
그 숲이 형형색색 물드는
계절을 지나
잎이 떨어지고 앙상한 몸을
드러내기도 한다.
산에 가면
물이 있게 마련이고
물 따라 올라가면
반드시 산에 이른다
바람은 계절을 나르는 전령사
계절에 민감한 옷이 산이요
바람은 길 동무
산은 계절의 동무
산과 친하게 지내야
산은 많은 것들을
값없이 내어주고
배우도록 한다
산은 인생의 학교다



🌿 시 해석 — 산은 앞서 말하지 않고 먼저 보여 줍니다
이 시에서 산은 배경이 아닙니다.
산은 지표입니다.
계절의 변화를 숨기지 않고,
때가 되면 움을 틔우고
때가 되면 잎을 떨굽니다.
저는 이 시에서
산의 충만함보다
산의 비움에 더 오래 머물렀습니다.
앙상한 몸을 드러내는 계절에도
산은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.
그 또한 계절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.
산은 늘
지금의 상태로 충분하다고 말해 줍니다.



✨ 문학·사상적 맥락 — 하나됨은 순환을 받아들이는 태도
《하나로 선 사상과 문학》의 맥락에서
이 시는 순환의 윤리를 말합니다.
산과 물은 분리되지 않고,
바람과 계절도 갈라지지 않습니다.
물 따라 오르면 산에 이르고,
산에 이르면 다시 물을 만납니다.
기독교 시로서 이 작품은
성장을 직선으로 이해하지 않습니다.
배움은 반복 속에서 깊어지고,
겸손은 계절을 통과하며 익어갑니다.
산과 친하게 지내야 한다는 말은
자연을 이용하라는 뜻이 아니라
자연의 리듬에
자신을 맞추라는 요청입니다.



🙏 마무리 — 오늘,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
이 시를 다시 읽으며
저는 제 삶의 배움이
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를 돌아봅니다.
성급히 오르려 하고 있지는 않은지,
비움의 계절을
불필요한 실패로만 여기고 있지는 않은지
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.
산처럼
때를 알고,
값없이 내어주고,
말없이 가르칠 수 있게 해 달라고,
오늘도 저는 기도드립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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