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『기다리는 봄』 — 〈그리움 1〉 | 서로를 부르는 두 언덕, 마음이 먼저 도착하는 거리 본문

기다리는 봄/4부

『기다리는 봄』 — 〈그리움 1〉 | 서로를 부르는 두 언덕, 마음이 먼저 도착하는 거리

holyhill 2026. 1. 11. 14:40

🌙 『기다리는 봄』 — 〈그리움 1〉 | 서로를 부르는 두 언덕, 마음이 먼저 도착하는 거리

안녕하세요. 시인 박영률입니다.

이 시를 쓰며 저는
발이 아니라 마음이 이동하는 순간을 오래 붙들었습니다.
어디에 서 있느냐보다
무엇을 떠올리느냐가
사람을 더 멀리 데려가는 때가 있습니다.
행주산성의 불빛 아래 서 있으면서
강릉 경포대의 언덕을 먼저 생각해 내는 일,
그 반대의 자리에서도
같은 방식으로 마음이 움직이는 일.
그리움은 그렇게
공간을 넘나들며 스스로 길을 냅니다.

 

〈그리움 1〉은 여행의 시가 아닙니다.
이 작품은 기독교 시로서의 고백이며,
현실 인식의 깊은 층위에서
하나로 선 사상이 말하는
연결과 회귀, 기억의 상호 호출을
두 언덕의 왕복으로 드러낸 시입니다.
그리움은 늘
지금 서 있는 자리를 넘어
다른 한쪽을 부릅니다.

 

📜 시 전문 | 〈그리움 1〉

행주산성에 가로등 켜지고
한가롭게 흐르는 강가 언덕에 서면
문득, 강릉 경포대 언덕
대나무 숲이 있고
소나무가 적당히 배열된
언덕 위 하얀 집
생각이 나는 까닭에
마음은 강릉에 가 있다

 

또한
강릉 경포대 언덕에 가면
행주산성 강가 언덕
어두움이 내려 덮이는 강가에서
꿈꾸던 기억들이
새록새록 떠올라
아련한 추억으로
영원을 향한 그리운 몸부림이
지병처럼 번진다

 

🌿 시 해석 — 그리움은 방향이 아니라 왕복입니다

이 시에서 그리움은 한쪽을 향해 달려가지 않습니다.
행주에서 강릉을 떠올리고,
강릉에서 다시 행주를 떠올립니다.
그리움은 직선이 아니라
왕복하는 호흡입니다.

 

저는 이 시에서
‘왜’라는 질문을 붙이지 않았습니다.
까닭을 설명하는 순간
그리움은 설명으로 축소되기 때문입니다.
마음이 먼저 가 있다는 표현 속에는
이유보다 앞서는 감정,
시간보다 앞서는 기억이 담겨 있습니다.

 

문학·사상적 맥락 — 하나됨은 떨어진 자리에서 더 또렷해집니다

《하나로 선 사상과 문학》의 맥락에서
이 시는 분리된 공간이
어떻게 하나의 감정으로 묶이는지를 보여 줍니다.
강과 바다,
가로등과 언덕,
도시의 불빛과 숲의 배열은
서로 다른 풍경이지만
기억 안에서는 하나의 호흡으로 이어집니다.

 

기독교 시로서 이 작품은
그리움을 결핍으로만 보지 않습니다.
그리움은 영원을 향한 몸부림이며,
현실을 넘어
더 큰 연결을 향해 움직이게 하는 힘입니다.
지병처럼 번진다는 표현 속에는
치유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,
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기억이 담겨 있습니다.

 

🙏 마무리 — 마음이 먼저 가는 자리

이 시를 다시 읽으며
저는 제 마음이
요즘 어디를 먼저 향하고 있는지를 돌아봅니다.
몸은 여기 있는데
마음은 이미 다른 언덕에 가 있는 날들,
그 시간들이
저를 더 깊은 존재로 만들었음을 고백하게 됩니다.

 

그리움을 지우지 않게 해 달라고,
기억을 병으로만 여기지 않게 해 달라고,
왕복하는 마음 속에서
하나됨을 배우게 해 달라고
오늘도 저는 기도드립니다.

 

그리움은
떠난 적 없는 곳으로도
사람을 데려다 놓습니다.

 

❗❗❗ 중요한 소식❗❗❗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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