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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룩한 언덕 박영률의 시집방
『기다리는 봄』 — 〈황혼〉 | 사라짐의 끝에서 드러나는 황홀한 외로움 본문
🩸 『기다리는 봄』 — 〈황혼〉 | 사라짐의 끝에서 드러나는 황홀한 외로움
안녕하세요. 시인 박영률입니다.
이 시를 쓰며 저는
하루가 끝나는 순간이
언제나 가장 고요하면서도
가장 잔인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.
황혼은 남김없이 보여 주고,
아무것도 붙잡지 않게 합니다.
그래서 그 시간은 늘
황홀하고, 외롭습니다.
〈황혼〉은 풍경의 시가 아닙니다.
이 작품은 기독교 시로서의 고백이며,
현실 인식의 가장 짧은 순간 속에서
하나로 선 사상이 말하는
존재의 정렬과 소멸의 의미를 응시한 시입니다.
황혼은 끝이 아니라,
드러남의 마지막 자리였습니다.



📜 시 전문 | 〈황혼〉
황홀한 외로움이
서쪽 하늘에서
마지막 정렬을 토해낸다
그것은 순간이다
사라져가는
석양을
바라보는 언덕
황홀함이
나뭇가지에 찔려
피를 뿌리고 있다



🌿 시 해석 — 황홀함은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
이 시에서 황혼은 머무르지 않습니다.
황홀함은 길지 않고,
외로움은 설명되지 않습니다.
서쪽 하늘에서 토해내듯
마지막 정렬을 하고 나면
모든 것은 곧 사라집니다.
저는 이 시에서
황혼을 감상하지 않았습니다.
오히려 황혼이
나를 통과해 지나가게 두었습니다.
석양을 바라보는 언덕은
기다림의 자리가 아니라
목격의 자리였습니다.
붙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
그대로 받아들이는 자리였습니다.



✨ 문학·사상적 맥락 — 하나됨은 흩어지기 직전의 정렬
《하나로 선 사상과 문학》의 맥락에서
이 시의 황혼은 통합의 역설을 보여 줍니다.
완전히 사라지기 직전,
모든 것은 잠시 하나로 정렬됩니다.
빛과 어둠,
아름다움과 상실,
황홀함과 외로움이
한 지점에서 겹칩니다.
기독교 시로서 이 작품은
부활을 직접 말하지 않습니다.
다만 묻습니다.
사라지기 직전의 순간을
끝까지 바라볼 수 있는가를 말입니다.
피를 뿌리며 사라지는 황홀함은
그 자체로
존재의 증언이기 때문입니다.



🙏 마무리 — 사라지는 것을 끝까지 바라보는 용기
이 시를 다시 읽으며
저는 제 삶에서
너무 빨리 등을 돌려온 순간들을 떠올립니다.
아프고, 눈부시고,
붙잡을 수 없다는 이유로
서둘러 외면해 버린 시간들 말입니다.
사라짐의 순간까지
눈을 떼지 않게 해 달라고,
황홀한 외로움 앞에서도
도망치지 않게 해 달라고
오늘도 저는 기도드립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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